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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뉴스]
창원시 간판정비 후 "장사 안돼"… '획일화'가 문제 "간판 야경에만 신경써 주간에는 획일적이고 눈에 안들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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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2009-06-02 |
조회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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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 토월로. 창원시가 조성한 '간판과 경관이 아름다운 디자인 시범 거리'로, 400미터 구간에 걸쳐 16개 건물에 520여개의 간판이 일제히 정비돼 한 눈에도 깔끔하고, 시원해 보인다.
테마가 있는 뉴스변상욱의 기자수첩아주 '獨'한 인터뷰현장 검증 '盧 경호관', 통곡'스프링 어웨이크닝', "내용중 성은 한 부분"호텔서 벌어진 19禁 심야연극 '달콤한 원나잇'창원시는 지난 2007년 7월부터 제각각 난잡하게 걸려있던 수백여개의 간판들을 대대적으로 교체, 정비하면서 성공한 간판 정비 사업으로 주목을 받았다. 박완수 창원시장이 '간판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부터다.
◈ "간판 바꾸고 장사가 너무 안 된다" 업주들 울상
하지만, 업주들의 속사정은 다르다. 간판이 작아지고 정비되면서 건물 외관은 나아졌지만, 홍보효과가 크게 줄면서 매상이 뚝 떨어졌다며 울상이다. 크기가 작아지고 획일화된 간판 때문에 손님들이 가게를 제대로 찾지 못한다는 것. 차를 타고 가면서 상호를 확인하기는 더욱 어렵다.
한 업주는 "이 곳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해봤지만, 이렇게 장사가 안 되는 건 처음이다. 물론 경기가 나빠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손님들은 기존에 있던 간판이 없어지니까 상점도 문을 닫은 줄 알고 찾아오질 않는다"고 말했다.
또, 한 업주는 "시에서 시범적으로 간판을 정비한다면서 업주들 대부분이 동참한다는데 혼자만 안 할수도 없고 해서 간판을 정비했지만, 오히려 역효과만 있는 것 같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다른 한 업주는 "시에서는 미관만 중요시할 뿐이지, 얼마나 영업에 지장을 주는지는 아예 생각안하는 것 같다며, 내가 알기로는 간판을 바꾼 업주 절반 이상이 불만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새로 바뀐 간판, 틀에 박힌 듯 개성없다
교체한 간판들이 조화롭고 깔끔하지만, 반면 너무 단조롭고 개성이 없어 보인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모(28) 씨는 "시가 간판을 정리한 것은 좋은데 통일화 시켰지만, 업소 마다의 개성이 너무 없어 졌고 틀에 박힌 듯 획일적"이라고 말했다.
야경에만 신경을 쓴 것처럼 야경 위주로만 간판을 디자인하다보니, 밤에는 예쁘게 보일 지는 모르지만, 낮에는 간판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반응도 나왔다.
◈ 보이는 곳만 정비, "과시용 간판정비"
뿐만 아니라, 토월로의 경우, 큰 도로 변에는 간판들이 제대로 정비돼 있지만, 같은 건물 반대편에는 무질서한 간판들이 그대로 방치된 상태다. 한 건물 손님들은 건물 뒤편의 간판만 보고 찾아온다고 한다. 이러니 보여지는 곳만 간판을 정비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이 때문에 간판 정비가 창원시의 실적 쌓기로 비쳐지거나, 보여주기 사업이나 과시용 사업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창원시 도시디자인과 관계자는 "업종별로 통일성을 주고 글씨도 크지는 않지만 주목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을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 상남동과 일부 주택가는 아예 단속도 안돼
창원시는 간판 무질서의 극치인 상남동은 간판 정비는 커녕, 단속 조차도 손놓고 있는 실정이다.
상남동의 밤거리를 대표하는 유흥업소들의 휘황찬란한 네온사인 간판들은 보고 있으면 눈이 아플 지경으로, 무질서한 간판들로 악명 높은 곳이다.
하지만, 창원시는 업주들의 반발이 심해 사실상 단속이 어렵다고 해명했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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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도시디자인과 관계자는 "상남동은 특수한 경우로, 사실상 그 많은 간판을 다 철거하기 어렵다. 오랫동안 간판들이 난립을 해서 단속의 범위에 벗어난 것 같다"며, "불법간판에 대해 6월말까지 자진신고기간으로 정해놓고 있는데 일단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남동의 한 유흥업소 업주는 "비슷한 업소가 즐비한 상황에서 가게를 얼마나 잘 노출시키느냐 하는 것은 장사의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손님들의 눈을 끌기 위해 더 크고 화려하게 간판을 만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택가에서도 불법 간판이 난립하고 있다. 일반주거지에는 모든 간판이 불법이지만, 불법 상점들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간판도 여기저기 어지럽게 들어섰다.
◈ 통일된 틀 안에서 변화와 개성의 아름다움줘야
창원시의 간판 정비사업은 시도는 좋았지만, 개선할 점도 많다는 지적이다.
특히, 단지 깨끗한 이미지를 얻기 위해 간판 디자인을 획일적으로 단순화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많다.
경희대 디자인학부 최명식 교수는 "기본적인 가이드 라인이나 틀을 정해주고 그 틀 안에서 업주들이 변화를 줄 수 있도록 해서 차별화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며, "무조건 줄이고 획일화시키면 업주들은 싫어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가로형이나 세로형 간판의 유형별로 전체적인 프레임을 정해주고, 그 안에서 변화는 자유롭게 해줘서 개성이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창원대 건축학부 서유석 교수도 "토월로 간판은 통일성만을 강조하다 보니 다양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간판이 너무 통일화돼서 획일화 되는 것은 문제"라며 "유형에 따라 간판 크기, 사이즈, 색채 등을 몇 가지로 타입화 해서 업주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시 위주로만 결정해버린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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